부스트캠프 WEEK7, 나를 돌아보기
그동안 기술에 대한 회고만 해왔었는데, 그룹 회고에서 마스터님이 내 회고지를 보시곤 너무 기술에 대해 쓴거 아니냐, 딱딱한거 아니냐는 말씀을 하셨다. 이 시간은 나의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을 돌아보는 시간이 아니라 지난 나의 프로젝트를 대한 태도를 돌아보는 시간이라고. 어떤 식으로 프로젝트를 계획해봤고, 어느 정도를 지켰는지. 이런 방식은 어때서 별로였는지, 나의 컨디션이라던지에 대한 뭐 그런 것들? 그래서 이번 회고는 한번 나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지난 몇주간의 회고 속 짧은 말에도 드러났듯이 휴일 탓으로 돌리며 프로젝트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곤했다. 자꾸 늘어지는 것은 휴일 탓이 아니라 내 탓이었을 텐데. 나를 얕게만 돌아보고 휴일에 괜한 남탓을 해왔다.
이게 바로 슬럼프 기간인가? 싶었는데 그건 해도해도 안느는 걸 말하는데 음.. 해도해도 안되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깨진 독에 물을 붓고있는 그런 느낌. 그래도 꾸역꾸역 어떻게든 해야된다고 생각하면서 제출은 했지만, 프로젝트를 마주했을 때 내가 기대했던 모습은 만들지 못했다.
부끄럽게도 그동안 잘 해왔던 문서 정리도 이번엔 아예 안하다시피 해버렸다. 머릿속과 낙서처럼 이어진 노트 필기를 보면 지금의 나야 알아볼 수 있겠지만 아마 몇 달 뒤에 보면 알아보지 못할 지도 모른다.
이전에는 요구사항을 분석해서 정리하고, 일별로 계획을 작성해봤었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 야심차게 계획했던 것들을 여러번 체크하지 못한채로 넘어가고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어서 빈 체크포인트만큼 공백이 생긴 것 같은 느낌? 거기다 채용 시즌이 시작되면서 그동안 괜찮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이 조금 흔들렸다.
남들보다 뒤쳐져도 괜찮아
인턴을 하면서 처음 맡은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모습을 선임님이 보시곤 이런 말을 했었다. 이야 역시 신입이라 남다르네. 이거까지 하려고? 뭣도 모르고 주어진 기간이 기니까 이것저것 하고 싶은 기능들을 다 목업에 넣다보니 요구하지 않은 기능까지 넣고 있었다.
내 능력으로는 완성해내지 못했을 오버스팩. 그 때 그 말을 듣고 쓸데없는 기능들을 빼지 않았더라면 아마 프로젝트를 완성하지 못한 채로 인턴을 끝냈을 것이다.
돌아보니 지금까지의 프로젝트들도 오버스팩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기본 요구사항만 지켜도 되는데. 남들은 이렇게 하니까, 다들 앞서나가고 크게 생각하니까 나도 그냥 할 수는 없지! 하면서 내 능력 밖의 오버스팩을 너무 많이 벌려버렸다.
내 한계를 생각하고 그거보다는 적지 않게, 또 너무 많지도 않게 조절했어야하는데 베이스가 너무 커져버려서 그 위로 더 쌓아올리기가 겁났다. 여기서 더 진행하면 앞으로는 더 복잡한데 어떡하지? 완성할 수 있을까? 그냥 새로 시작할까? 하는 생각이 자꾸 나를 괴롭혔고, 그게 결국 나를 늘어지게 만들었다.
이대로 계속 늘어지다가는 죽도 밥도 안되겠다 싶어서 주말엔 나름 리프레시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원래는 시험보는 날이었지만 음.. 얽힌 사연이 있다 혼자 산책하고 책도 읽고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었는데, 많이 도움이 됐다. 나를 돌아보기 위해 혼자 다녔던 건 아닌데 그냥 서점을 돌아다니면서 책도 읽고 하니 뭔가 만들어보고 싶은 게 생겼고, 욕심을 줄여보자 생각하니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잘하는 건 그동안 그 분들이 쌓아온 것이 있기 때문이고, 그 기간 동안 쌓아온 것을 단기간에 쌓아올리려고 나를 너무 채찍질만 하지는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간의 과제는 프로젝트를 완성해내는 것이긴 하지만 나에 맞춰서 계획을 만드는 방법을 학습하고, 계획에 맞게 프로젝트를 진행해보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 프로젝트는 나에 맞게 설계된 프로젝트를 만들어보고 싶다.
그동안 정말 말그대로 의욕이 바닥이다싶이 했는데, 마음을 다잡고 마지막 스프린트 기간의 프로젝트 만큼은 나에 맞게 설계하고, 만들어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